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동부의 우주기지에서 열린 행사에서 러시아는 “숭고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상이 진퇴양난에 빠졌으며, 6주째로 접어든 이번 침공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당국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이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앞서 이번 행사 이전까지 전쟁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 전쟁 초기와는 대조적으로 최근에는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첫 우주비행 6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주기지를 방문했다. 푸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러시아어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공격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우크라이나가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어 사용자들을 상대로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내놓진 못했다.
올해 69세인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사람들을 도우며 이들을 구원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는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려는 조처를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명백하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며 러시아는 “꾸준한 흐름으로 침착하게” 침공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는 소위 “특수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는 이번 전쟁 초기 몇 주간 격렬한 저항에 부딪혔다. 이에 북부 지역에서 동부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유엔(UN)은 러시아의 개전 이후 1000만 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지난주 러시아가 침공 이후 “중대한 병력 손실”을 겪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피해 규모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주장 모두 검증하기 힘들다. 러시아는 자국 사상자 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사상자 규모를 부풀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군의 사망자 규모를 7000~15000명 사이로 추산했다.
한편 러시아의 경제는 서방 세계의 강력한 대러 제재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같은 날(12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고립될 의도가 없다”라면서 “현대 사회에서 특히 러시아처럼 광대한 나라를 철저히 고립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또한 푸틴 대통령에게 “도대체 왜 이러한 서방의 제재에 대해 그렇게 걱정해야 하는가”라며 제재의 영향을 축소하는 발언을 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주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경제가 가장 심각한 침체기로 빠져들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