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거래가 국가신용등급에 더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 이미 취약한 신용등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남미 경제매체 엘 이코노미스타 등에 따르면 제이미 로이쉬 무디스 분석가는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거래가 이미 약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보유한 1391개의 비트코인은 위험 포트폴리오에 확실히 추가된다. 특히 과거 유동성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정부로서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쉬 분석가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이 국가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엘살바도르 국회는 지난 6월 초 법정통화 채택 법안을 통과시켰고 무디스는 한달 후 국가신용등급을 ‘Caa1’으로 강등했다. 이는 ‘나쁜 평판을 가진, 투기적이고 매우 높은 신용위험의 대상’이라는 의미다.
로이쉬는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 수가 정부의 의무 이행 능력에 위협이 될 만큼 크지는 않지만, 정부가 암호화폐를 더 많이 사들이면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하기도 했다.
또 정부가 비트코인으로 발행할 10억 달러 채권에 대해서도 “이것들이 잘 받아들여 지지 않는 한 국가채무의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탰다.
경제학자들과 단체들도 엘살바도르의 자금 조달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알리샤 바르세나 ECLAC 사무총장은 전날 “재정상황과 공공부채 증가, 이머징마켓채권지표(EMBI)가 측정한 비트코인법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날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391개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 단가는 5만1056달러 선으로 추정되며 총 매수비용은 7100만 달러, 최근 시세를 반영하면 약 1000만 달러(약 118억7500만원), 14% 상당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